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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노래:가을의 서사(songof1k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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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ING RECEPTION
Nov 06, 2025
GALLERY
563 Seonlleung-ro, Gangnam-ro, Gangnam-gu, Seoul
ORGANIZER
ArtTo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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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천 년 가까운 세월 동안 원주의 반계리 은행나무는 묵묵히 한 자리를 지켜오며 생명과 시간을 담아온 존재다. 작가는 이 거대한 나무 앞에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현장을 찾아 붓을 들었고, 매 계절, 매 순간 달라지는 빛과 바람을 몸과 마음으로 마주하며 나무가 품은 시간의 무게와 생명력을 화폭에 담았다. 〈천년의 노래: 가을의 서사〉는 사계절을 기록한 연작 가운데 특히 ‘가을’의 서사에 주목한다. 노란 은행잎이 반짝이며 계절을 물들이는 순간은 한 해를 견뎌낸 결실이자, 우리 삶의 성숙을 비추는 거울이다. “나무가 나를 그리고 있다”는 깨달음을 통해, 한그루의 나무는 한 사람을, 숲은 군중을, 산은 인생 그 자체를 은유한다. 이 작품들은 현장에서 마주한 순간의 고유한 가치를 보여준다. 작가는 살아있는 대상 앞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과 빛, 계절의 변화까지 받아들이며 붓을 움직였다. 아침의 은은한 빛이 서서히 정오의 선명한 색채로 스며들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하나가 시간의 결을 따라 화면에 쌓인다. 사진이 한순간을 고정한다면 사생은 흐르는 시간을 견디며 이어지는 모든 순간을 담아내는 지속의 행위다. 완성된 작품은 단순한 풍경이 아닌, 작가가 몸으로 경험한 순간과 변화를 담은 기록이다. 은행나무 앞에 선 작가가 그러했듯, 관람객 또한 작품을 통해 단순한 자연의 형상을 넘어 가을과 함께 작품을 사유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전시를 경험하길 바란다. 우리가 어떻게 시간을 견디고, 어떤 열매를 맺으며, 어떻게 익어가는가. 그 물음 앞에서 은행나무가 품은 천년의 숨결과 삶의 울림이 조용히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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